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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팔일편 8장

글: 논어일기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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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夏問曰 巧笑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子曰 繪事 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하문왈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혜 하위야 자왈 회사 후소 왈 예후호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여쭈었다. "'어여쁜 웃음 보조개 짓고, 아리따운 눈동자 흑백이 분명하니, 흰 것으로 광채를 내도다!'하니, 이것은 무엇을 일커든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것을 뒤로한다."
자하가 말했다. "예가 제일 뒤에 오는 것이겠군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깨우치는 자, 상()이로구나! 비로소 너와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겠구나!"

자하가 인용한 시는 <시경> 위풍[衛風]의 한 구절로 위나라 장공이 제나라 태자의 여동생인 장강을 아내로 맞이했는데 위나라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찬미한 노래다. 요즘 표현으로는 우스운 내용도 있어 옮겨 둔다.

碩人  늘씬하고 훤칠한 여인

碩人其頎 늘씬한 여인이여 훤칠도 하여라!
衣錦褧衣 무늬 있는 비단 옷에 홑옷을 걸쳤네
齊侯之子 제후의 딸이요
衛侯之妻 위후의 아내요
東宮之妹 동궁의 여동생이요
邢侯之姨 형후의 처제요
譚公維私 담공이 매부로다

手如柔荑 손은 부드러운 띠풀 같고
膚如凝脂 살결은 돼지비계처럼 보드라워라
領如蝤蠐 목은 궁벵이처럼 기다랗고
齒如瓠犀 이빨은 박씨처럼 가지런히 빛난다
螓首蛾眉 매미 이마에 호항나비 촉수 같은 눈썹
巧笑倩兮 어여쁜 웃음 보조개
美目盼兮 아름다운 눈동자 흑백이 분명토다

碩人敖敖,說於農郊。四牡有驕,朱幩鑣鑣。翟茀以朝。大夫夙退,無使君勞。
河水洋洋,北流活活。施罛濊濊,鱣鮪發發。葭菼揭揭,庶姜孽孽,庶士有朅

이런 칭찬을 받았으니 당연히 자하도 손꼽히는 제자가 분명하다. 공자는 생각보다 칭찬을 많이 하신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사실을 아셨던 모양이다. 아무튼 논어를 읽을 수록 공자님이 점점 더 인자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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