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제이24 위정편 24장 子曰 非其鬼而祭之 諂也 見義不爲 無勇也 자왈 비기귀이제지 첨야 견의불위 무용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사를 지내야 하는 하느님도 아닌데도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요, 의를 보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모셔야 되지 않을 하느님을 모시는 것, 그것은 아첨의 극치요, 종교를 빙자한 허약한 인간의 창피스러운 짓이다. 의를 보고 실천하지 않는 비겁자일수록 받들지 말아야 할 하느님을 받드는 아첨꾼일 뿐이다. 일본의 고대 중국 사학자인 카이즈카 시게키는 당시 노나라에 조상신이 아닌 무녀가 떠받드는 신을 예배하는 신흥 종교가 유행했는데 권력자들이 신흥 종교에 쏠렸기 때문에 공자가 그것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어느새 논어 두 번째 위정편을 마친다. 필사를 위한 .. 2020. 12. 10. 위정편 23장 子張問 十世可知也 子曰 殷因於夏禮 所損益 可知也 周因於殷禮 所損益 可知也 其或繼周者 雖百世 可知也 자장문 십세가지야 자왈 은인어하례 소손익 가지야 주인어은례 소손익 가지야 기혹계주자 수백세 가지야 자장이 여쭈었다. "열 세대의 일을 미리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은나라는 하나라의 예를 본받아 덜고 보태고 한 바 있어 열 세대의 일을 미리 알 수 있다. 주나라는 은나라의 예를 본받아 덜고 보태고 한 바 있어 열 세대의 일을 미리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어떤 자가 주나라를 계승한다면 백 세대의 일일지라도 미리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처음 읽으면 욕처럼 들려서 오히려 재밌게 여겨지는 구절이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는다면 열 세대는 300년쯤 되는 세월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300년 .. 2020. 12. 9. 위정편 22장 子曰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 자왈 인이무신 부지기가야 대거무예 소거무월 기하이행지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으로서 신실함이 없다면, 그 사람됨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큰 수레에 큰 멍에 연결고리가 없고, 작은 수레에 작은 멍에 연결고리가 없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그 수레를 가게 할 것인가?" 輗: 큰 수레와 멍에를 잇는 연결 장치 軏: 작은 수레와 멍에를 잇는 연결 장치 정치를 하는 군자에게 있어 믿을 수 있는 말과 행동이란 정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소와 수레는 본래 두 개의 다른 물건일 뿐이다. 오직 예나 월로써 단단히 연결한 후에야 소와 수레는 한 몸이 되어 소가 가면 수레 또한 가게 되는 것이다. 공자는 이를 가지고 신(信)에 비유한 것.. 2020. 12. 9. 위정편 21장 或謂孔子曰 子奚不爲政 子曰 書云 孝乎惟孝 友于兄弟 施於有政 是亦爲政 奚其爲不爲政 혹위공자왈 자해불위정 자왈 서운 효호유효 우우형제 시어유정 시역위정 해기위불위정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일러 말하기를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정치를 하지 않으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에 '효성스럽도다. 효성스럽도다. 형제간에 우애가 깊도다. 이를 정치에 베풀도다'라고 하였으니, 이 또한 정치함이 아니겠는가? 어찌 내가 직접 정치를 하는 것만이 정치라 할 수 있겠는가?" 惟: 별 뜻 없이 쓰인 발어사 乎: 감탄사 于: 어조사 奚: 어찌 정치가 꼭 벼슬을 하고 출마를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를 선택받은 사람에게 맡겨두기만 하면 잘못된 길로 가고 만다. 배우거나 못 배우거나 모두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 2020. 12. 8. 위정편 20장 季康子問 使民敬忠以勸 如之何 子曰 臨之以莊則敬 孝慈則忠 擧善而敎不能則勸 계강자문 사민경충이권 여지하 자왈 임지이장즉경 효자즉충 거선이교불능즉권 계강자가 여쭈었다. "백성으로 하여금 경건하고 충직하여 스스로 권면케 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을 장엄케 하여 사람을 대하면 백성이 경건하게 되고, 자신이 효성스러움과 자비로움을 실천하면 백성이 충직하게 되고, 능력 있는 자들을 등용하고 능력이 부족한 자들을 잘 교화시키면 백성들이 스스로 권면하게 될 것입니다." 如~何 어찌 ~할까 백성이 바르게 되길 원한다면 다스리는 자 스스로가 먼저 바르게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스리는 자가 제대로 하면 백성은 저절로 따르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다. 굳이 다스리는 자가 아니더라도 새겨.. 2020. 12. 8. 위정편 19장 哀公 問曰 何爲則民服 孔子對曰 擧直錯諸枉 則民服 擧枉錯諸直 則民不服 애공 문왈 하위즉민복 공자대왈 거직조저왕 즉민복 거왕조저직 즉민불복 애공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따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곧은 사람을 들어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를 것이며, 굽은 사람을 들어 곧은 사람 위에 놓으면 백성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거(擧): 들다, 천거 조(錯): 두다 저(諸): 지어(之於)의 합성어, ~에 왕(枉): 굽다, 휘다 따로 말을 보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지당하신 말씀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수장은 새겨 들어야 할 말씀이기도 하다. 2020. 12. 8. 위정편 18장 子張學干祿 子曰 多聞闕疑 愼言其餘 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 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 자장학간록 자왈 다문궐의 신언기여 즉과우 다견궐태 신행기여 즉과회 언과우 행과회 녹재기중의 자장이 공자에게 녹을 구하는 법을 배우려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많이 듣되 의심 나는 것은 빼버리고 그 나머지를 삼가서 말하면 허물이 적어진다. 많이 보되 위태로운 것은 빼버리고 그 나머지를 삼가서 행하면 후회가 적어진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녹이 바로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녹(祿): 벼슬살이의 대가로 받는 월급(곡식 등) 궐(闕): 빼다. 대궐(담을 쌓다.) 자장은 진(陣)나라 사람으로 성은 전손(顓孫), 이름은 사(師)이다. 공자보다 48세 연하이고 증자, 자하, 자유와 함께 공자 말년.. 2020. 12. 5. 위정편 17장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자왈 유! 회여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내가 너에게 안다고 하는 것을 가르쳐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곧 아는 것이다." 공자님은 말을 참 쉽게 하신다. 유는 자가 자로이고 이름이 중유인 제자다. 매우 중요한 제자로 손꼽히는 사람인데 무에 능한 용맹한 이다. 힘이 좋은 사람은 가끔 힘을 믿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우길 때가 있다.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며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오늘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많다. 아는 것과 모.. 2020. 12. 4. 위정편 16장 子曰 攻乎異端 斯害也已 자왈 공호이단 사해야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단을 공부하는 것은 해가 될 뿐이다." 도올 선생은 이단을 정통에 맞서는 이단으로 해석하지 않고 '부정확한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적었다. 이단은 '천의 양쪽 단'을 이르는 것으로 베틀에서 천을 짤 때 한 방향에서 짜들어가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에서 짜면 옷감이 망가진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예기나 춘추에서 이단을 기이하고 교묘한 작은 단서로 쓰고 있다고 한다. 공(攻)도 두가지 해석이 있다. '이단을 공격하면 그 폐해가 없어질 것이다.'와 '괴이한 단서에 깊게 들어갈수록 해만 될 뿐이다.'가 그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은 생각에 깊이가 없어서 그렇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 2020. 12. 3. 위정편 15장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맹목이 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罔: 혼미해질 망 殆: 위태로울 태여기서 공자가 말하는 학이란 문화, 지식, 사상 등 새로움이 함께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배움이란 물음이요, 탐구요, 독서다. 따라서 새로움이 없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뭔가를 열심히 읽었어도 내 인식이 넓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독서라 할 수 없다. 배웠으면 반드시 생각으로 질서를 잡아야 한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오히려 멍청해진다. 도올 선생은 '학이불사즉망'은 이공계 학생에게 '사이불학즉태'는 인문계 학생에게 한 말이라는 농담을 적었다. 글쎄 요즘 배움도 생각도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은 느낌.. 2020. 12. 3. 위정편 14장 子曰 君子 周而不比 小人 比而不周 자왈 군자 주이불비 소인 비이불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두루 마음 쓰고 편당 짓지 아니하며, 소인은 편당 짓고 두루 마음 쓰지 아니한다." 비(比)는 비슷한 사람끼리 똘똘 뭉치는 현상이고 주(周)는 보편적 가치를 향하는 것이다. 공자 11대손인 공안국은 말했다. "아첨하는 자들끼리 무리 짓는 것을 비(比)라 한다." 주자는 "주(周)는 두루두루 개방되어 있는 것이요, 비(比)는 끼리끼리 무리짓는 편당을 말한다,"고 했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비슷한 사람끼리 뭉치게 마련이다. 그 모임이 편당이 되지 않으려면 항상 새로운 가치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오늘 우리나라 정당은 주일까 비일까? 편당에 가까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2020. 12. 2. 위정편 13장 子貢問君子 子曰 先行 其言而後從之 자공문군자 자왈 선행 기언이후종지 자공이 군자에 관하여 여쭈었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실행하라. 말은 실행한 다음 그 행동을 따르게 하라." 도올 선생님 해석에 따르면 자공은 말을 아주 잘하는 제자였기 때문에 그에 맞춘 답이라고 한다. 자공의 결점은 말함의 어려움이 아니라 실행의 어려움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일러주신 것이다. 솔선수범(率先垂範)은 가르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우리 학교 교훈인 '선각선행(先覺先行)'과도 통하는 구절이다. 2020. 12. 1.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