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퇴근하고 집에 오니 샤워기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잘못 잠가서 그런가 했는데 아니었다. 검색해 보니 샤워 수전도 수명이 있다고 한다. 당연한 것을 여태 생각하지 못하고 18년을 살았다. 어쩌면 참 오래 사용한 셈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샤워 수전이 왔다.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새집으로 이사하자는 아내를 생각하면 굳이 비싼 걸 달 필요가 없어서 적당한 값인 제품으로 골랐다. 68,300원. 바꾸는 김에 거치대까지 바꾸려고 하니 아주 싸지는 않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거의 모든 걸 배울 수 있다. 설치 영상을 몇 개 찾아보고 시도했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다.
1. 수도 계량기를 잠그고 모든 걸 떼어 낸다.
2. 편심에 테프론 테이프를 도톰하게 말아서 결합한다. 스패너로 너무 강하게 조였다가 다시 풀면 누수가 생길 수 있으니 적당한 강도로 결합해야 한다. 아래쪽 일자 나사를 조이고 계량기 물을 열어서 누수가 있나 확인한다.
3. 본체를 결합한다.
4. 스패너를 돌리다가 흠집이 날 수 있으니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
5. 이 제품은 토수와 샤워를 토수 수도꼭지를 돌려서 변환한다. 이렇게 돌려 놓으면 샤워기로 물이 나온다.
6. 앞으로 오면 아래쪽으로 물이 나온다.
7. 샤워기 헤드가 큼직해서 좋은데 물줄기는 아주 가늘다.
이렇게 작은 일이지만 안 해본 일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기분이 참 좋다. 은퇴하고 집수리를 배워서 일을 할까 생각 중이다. 사진을 올리다 보니 줄눈에 낀 때가 너무 눈에 거슬린다. 언제 날 잡아서 줄눈을 새로 넣어야겠디. 이것도 유튜브로 배워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