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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이편 9장

글: 논어일기 202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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曾子曰 愼終追遠 民德歸厚矣

증자왈 신종추원 민덕귀후의

증자가 말했다. 삶의 마감을 신중히 하고 먼 조상까지 추모하면 백성의 덕이 후하게 될 것이다.

愼終은 인간은 죽은 사람을 위한 상례를 잘 치뤄야 함을 뜻한다. 유교에서 인간은 기가 모여서 이루어졌는데 인간이 죽으면 하늘의 기와 땅의 기가 분리된다고 믿었다. 하늘의 기는 혼으로 흩어지고 땅의 기는 백으로 무덤에 모셔 놓는다. 하늘의 기운인 혼은 천천히 흩어지기 때문에 120년은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서 4대봉사가 생겼다고 한다.

아버님이 아주 어릴 때 돌아가신 할아버님은 존재하셨음이 분명하지만 과연 아직까지 혼이 남아 있다고 믿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혼백도 그만큼 빠르게 떠난다고 여겨야 할 듯하다. 3년 상은 고사하고 3일 상도 치르기 어려운 걸 생각하면 상례에서 격식이나 의식보다 죽은 이를 기리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유교가 지나치게 의식을 따지기 때문에 허례허식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배격해서는 안 된다. 냉정하게 따지면 증조 할아버지는 그 존재가 분명하고 나와 아주 가깝게 이어져 있다. 존재가 불분명한 창조주를 위해 주일마다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믿는다면 적어도 부모님 제사를 지내고 일 년에 두 번 명절에 지내는 차례를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저마다 믿는 바대로 조상을 섬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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