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자왈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문의 세계에 있어서는 가급적 널리 배워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것을 예로써 집약시켜야 한다. 그러면 도에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뜻을 새기다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요즘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유행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위험하다. 무턱대고 닥치는 대로 넓게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부질없다. 옹야편에서 널리 알려진 다른 장은 한두 번 읽어본 느낌인데 이 장은 처음 보는 느낌이다. 마음에 쏙 드는 장이라 표시를 해두고 가끔씩 다시 읽어봐야겠다.
주체의식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식을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장이다. 여기서 예(禮)는 단순한 예절이나 도덕적 규범만이 아니라 천지의 질서를 나타내는 것이다.
진(晉)나라의 조간자가 정(鄭)나라 대숙에게 주왕실에 대해 취해야 할 예를 묻자 대숙이 대답하였다.
"그런 일은 의식이지 예(禮)가 아닙니다!"
"그럼 대체 예는 무엇입니까?"
"돌아가신 대부 정사산께 들은 말입니다."
'예란 하늘의 근본이요, 땅의 마땅함이요, 사람이 행하여야 할 바다. 천지의 핵심적 질서를 사람이 실제로 본받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 예이다. 하늘의 밝음을 볻받고 땅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육기(六氣: 음, 양, 바람, 비, 어두움, 밝음)의 생성을 알고 오행(五行: 목화토금수)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기(氣)는 오미(五味: 신맛, 짠맛, 매운맛, 쓴맛, 단맛)가 되고 빛으로 드러나서 오색(五色: 청황백적흑)이 되고 소리로서 비율을 갖추면 오성(五聲: 궁상각치우)이 된다. 이러한 예의 질서가 흔들리면 혼란한 세상이 되고 백성이 그 근본을 잃어버리게 되므로 예를 만들어 정하여 인간의 본성을 받들고자 하는 것이다.'
예(禮)는 상하의 법도이며, 천지의 질서이며, 백성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까닭이다.
—춘추좌씨전
정(鄭)나라 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