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하노이 갔을 때 사진이다. 신혼여행 이후로 무려 16년 만에 해외여행을 갔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인데 귀찮음 반 두려움 반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큰맘 먹고 나섰다. 패키지여행보다 좋다는 말에 혹해서 자유여행으로 다녀왔다. 생각대로 귀찮고 힘들었지만 나름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인데 관광 명소로 성당이 있다. 천주교 신자가 많은지 모르겠지만 식민지 시절부터 있었던 성당에서 여전히 미사가 열리고 있단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사이로 자전거와 인력거가 다니는 풍경이 이채롭다. 번화가는 짙은 매연으로 숨쉬기 힘들고 신호등도 제대로 없어서 처음엔 어지럽지만 며칠 있으면 묘하게 편안해진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를 살았다면 더욱 그렇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콩 카페 커피는 소문대로 맛있다.
시간이 많다면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도 재밌다. 낮에는 느릿느릿 호안끼엠 호수를 거닐고 밤에는 시장에 나가 길거리 음식을 맛보면 좋다. 굳이 소문난 집을 찾지 않아도 된다. 한두 번 소문난 집을 찾았는데 우리나라에 비하면 착한 가격이지만 조금 비싸다. 쌀국수는 대체로 맛있다. 동네 가게는 값이 워낙 싸서 입에 맞지 않으면 다른 가게를 찾으면 된다. 바가지를 써도 따져 보면 큰돈이 아니라 전혀 부담되지 않으니 괜히 다투지 마시라.
끼니때마다 물 대신 맥주를 마시며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두번이나 갔다 와서 이제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베트남 가보면 후회는 하지 않을 나라다. 에어비앤비 운영하던 은행원 아가씨가 참 친절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어찌 살고 있으려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