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사를 읽는다. 교사 노동자로 오십이 훌쩍 넘어버린 나는 명예퇴직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노동, 교육, 연금 세 가지 모두 내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노동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합니다.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勞勞)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직무 중심, 성과급 중심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 노조와 타협해 연공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역시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동 개혁의 출발점은 '노사 법치주의'입니다. '노사 법치주의'야말로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길입니다.
세계 각국은 변화하는 기술, 폭발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교육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등 교육에 대한 권한을 지역으로 과감하게 넘기고, 그 지역의 산업과 연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이러한 교육개혁 없이는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내기 어렵습니다. 또, 지역 균형발전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지름길입니다.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고,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금개혁 역시 중요합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금 재정의 적자를 해결하지 못하면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연금개혁에 성공한 나라의 공통점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목표로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하고 논의해서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연금재정에 관한 과학적 조사․연구, 국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국회에 개혁안을 제출하겠습니다.
이분이 과연 신년사에 쓰인 내용을 이해하고 있기는 할까 의심스럽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연공서열 시스템이 자리 잡은 까닭은 귀족 노조와 타협한 기업 때문이 아니다. 훗날을 기약하라며 젊은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붙들어 두기 위한 탓이 크다. 젊은 공무원들이 박봉을 견디는 것은 그나마 안정된 연금을 기대하고 참는 것인데 그것을 없애는 것을 개혁으로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다. 고등 교육에 대한 권한을 지역으로 과감하게 넘기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란다. 아마도 서울 강북이나 강동, 강서 만을 지역으로 보고 있는 모양이다. 지역 균형 발전에 부산이나 광주는 몰라도 경북이나 충북, 강원은 없을 것이 분명하다.
말이야 옳은 말이다.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 미래는 없다. 노조 기득권만 욕하지 말라. 사법, 행정, 입법을 이끌어 가는 기득권 세력을 보란 말이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일몰제 폐지는 기득권 들먹이며 몰아세우고 일몰을 앞둔 노동시간 단축 유예는 지속하려는 모습을 보면 누가 기득권 유지 세력인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대 추구는 부당하게 큰 초과 이윤을 추구하는 걸 이른다. 화물연대 노동자가 지대를 추구하는지 화주가 지대를 추구하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 대표적인 지대 추구 행위인 주가 조작이 분명한 사건을 봐주기로 작정한 검찰을 보라. 사회적 합의를 목표로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하고 논의할 생각과 능력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