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도 박물관이 많이 있다. 오늘은 그 가운데 하슬라 아트 월드를 다녀왔다. 아내가 좋아하는 곳이라 따라간 곳이지만 생각보다 아주 괜찮다. 볼거리도 많고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도 참 좋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은 그다지 잘 찍지 못했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연인이 많아 보인다.
입구에서 꽃무늬 옷을 입은 어깨가 넓은 아저씨와 가녀린 아주머니가 반겨준다. 솔직히 미술에는 문외한이라 작품이 뭘 뜻하는지 잘 모른다. 그림보다는 공간을 채우고 있는 설치 미술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 대부분 사진 찍느라 바쁘다. 차분하게 그림을 감상하는 박물관은 아닌 곳으로... 블로거인 나는 당연히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아주 많이 찍었다.
안도 다다오가 유행시킨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부분이 있다. 요즘 인테리어로 노출 콘크리트인 카페를 자주 보았다. 들머리에서 만난 작품인 <정의의 여인>이다. 작품 아래에 있는 단추를 누르면 칼을 든 손과 저울을 든 손이 움직인다.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다는데 이 여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요즘 정의(justice)가 사라진 시대로 여겨져 눈에 띄는 작품이다.
피노키오관으로 가는 길에 음란한 개가 눈을 흘기며 서 있다.^^ 피노키오관에서 가장 눈에 띈 작품은 맨 아래에 있는 <나는 피노키오다>이다. 히틀러처럼 손을 쳐들고 있는데 콧수염도 없고 무엇보다 덩치가 다르다. 두꺼운 허리에서 생각나는 누군가가 있지만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모든 사람이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하면 뭔가 확연하게 티가 나면 세상이 지금보다 좋아질까? 적어도 거짓말쟁이 정치인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