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굽이길을 걸었다. 원 3코스 백운산자연휴양림길이다. 원주를 둘러싸고 있는 큰 산이 둘이 있는데 치악산과 백운산이다. 치악산이 더 높고 유명하지만 백운산도 참 좋다. 둘레길이 지루하면 등산로를 걸어도 된다. 오를 때는 등산로를 걷고 내려올 때는 둘레길을 걸었다. 등산로가 거리는 짧지만 엄청 가팔라서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는 느낌이다. 백운정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2.4km인데 다음에 오르기로 하고 오늘은 스탬프 찍는 것에 만족한다.
오르는 길에 용소폭포가 있다. 아주 멋진데 가까이 다가갈 수 없고 줌렌즈도 없어서 제대로 찍지 못했다. 이제는 카메라가 무겁게 느껴져서 단렌즈만 달고 다닌다. 천년을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려고 수천번 폭포를 오르려 애썼으나 결국 승천하지 못하고 용소폭포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동네 이름이 용수골인 까닭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다. 이제 굽이길 탐방을 시작해서 많이 돌지는 못했는데 오늘 코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걷다 보면 다누림길이란 이름도 있다. 이제 막 수국이 필 무렵인데 수국이 핀 날도 좋겠고 단풍이 들면 더욱 좋겠다.
내려오다가 모든 나무를 베어버린 풍경을 만났다. 이른바 산림청에서 시행하는 '숲 가꾸기' 현장인 모양이다. 문외한이지만 이건 좀 아니지 싶다. 밑둥이 제법 굵은 나무도 많은데 모두 잘라 바닥에 모아 놓았다. 나무를 남길 때도 참나무는 베고 주로 소나무만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참나무가 어때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요즘은 참나무에 정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