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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지는 소리

글: 논어일기 2023.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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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이 깊어 아침엔 쌀쌀한 바람이 분다. 지난주까지는 산길을 걸을 때 바람이 불면 후드득 도토리가 떨어졌다. 이제는 바람이 불어도 도토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아마다 나무가 도토리를 거의 다 털어낸 모양이다. 

구르몽은 시몬에게 낙엽 밟는 소리가 좋으냐고 물었다. 갑자기 묻고 싶다. 당신은 도토리 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여태 반백년을 넘게 살면서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요즘 산길을 자주 걷다 보니 알게 되었다. 머리에 맞으면 제법 아프다.

갑자기 궁금해서 도토리를 찾다가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토리'는 멧돼지가 좋아해서 '돼지의 밤(저의율:猪矣栗)'으로 부르던 말에서 왔다고 한다. 돼지(猪)는 우리말로 '돝'이었다고 한다. 멧돼지보다 다람쥐가 먹는 모습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대부분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는 모습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그림책에 도토리와 다람쥐가 같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경험하지 못하고 책으로 배우는 지식의 얄팍함이 드러난다.

자연에 아주 가깝게 사는 옛사람은 도토리를 좋아하는 멧돼지를 보고 이름을 붙였는데 훗날 자연과 멀어지자 뜻을 잃고 그냥 소리만 남아 도토리가 되고 말았다. 이런 말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아주 먼 옛날엔 떡갈나무 열매만 도토리로 불렀는데 이제는 참나무 열매는 모두 다 도토리로 부른다고 한다. 떡갈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를 모두 구별할 수 있다면 진정한 자연인이라 부를 만하다.

 

::: 새 국어 소식 :::

  ‘도토리’는 원래 ‘떡갈나무’의 열매만을 가리키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상수리나무에 열리는 ‘상수리’까지도 ‘도토리’라고 불러서, 시골 사람들은 ‘상수리’와 ‘도토리’를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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