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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태백편 3장

글: 논어일기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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曾子有疾, 召門弟子曰, “啓予足! 啓予手! 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而今而後, 吾知免夫! 小子!”

증자유질 소문제자왈 계여족 계여수 시운 전전긍긍 어림심연 어리박빙 이금이후 오지면부 소자

증자가 병이 깊어졌다. 제자들을 불러 말하였다. "열어 내 발을 보아라! 열어 내 손을 보아라! 시에 이런 노래가 있지 않니. '벌벌 떠네, 오들오들, 깊은 연못에 임한 듯, 엷은 얼음 위를 걸어가듯.' 아 이 순간 이후에나, 나는 비로소 온전한 몸을 지키는 근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노라! 아해들아!"

소학에 있듯이 효는 부모님에게 받은 손발을 비롯한 신체를 훼손하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죽음을 앞둔 증자가 제자들에게 담담하게 효를 말하고 있다. 이불을 열어 손발을 멀쩡하게 잘 보존하였음을 보이고 있다. 인용한 시는 <시경>의 한 구절(2편 [소아] '소민')이다. 죽을 때까지 효를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전전긍긍은 수업 시간에 많이 들었던 말이다. 요즘은 이런 표현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만큼 우리 문화가 한자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증거일 수 있다. 하지만 한자를 버린 만큼 우리것을 잘 지켜가고 있는가? 잠깐 중국 이야기를 해보자.

앞으로 공원이 들어설 용산 미군기지는 고려말 몽고군이 머물렀고 일본군이 기지로 쓰다가 미군이 자리했던 곳이다. 무턱대고 중국을 배척한다고 자주를 이룰 수 없다. 당연히 일본이나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논외로 하고 요즘 한중일에 국수주의에 빠진 젊은이가 많은 듯하다. 중국과 일본은 집권당이 나서서 조장하고 있으니 더 심각해 보인다.

연합뉴스 사진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흥분한 사람들이 많다.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국가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쿨하게 중국이 내놓은 변명대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다. 우리 문화를 중국 문화의 아류로 붙잡아 두려는 저열한 의도도 있지만, 그만큼 두려워하거나 부러워하고 있는 증거이다. 중국은 변방에 있던 민족이 부흥하여 세운 나라에 정복당한 역사가 되풀이되었다. 한낱 오랑캐로 부르던 몽고족, 만주족이 중원을 지배한 역사가 매우 길다. 한껏 부풀려 말하자면 동이족이 세운 나라에 정복당할까 두려워 떨고 있는 것이다. 이게 아Q식 정신승리인가.^^

문화란 것이 지배자의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조선 사대부가 대놓고 소중화를 외치며 오백여 년을 지배했지만 우리 민족은 중화민족이 되지 않았다.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는 무엇일까? 당연히 으뜸은 바로 우리말과 글이다. 지배층이 한자와 중국어로 히라가나와 일본어로 달려가던 시대에도 민중은 우리말과 한글을 지켜냈다. 문화란 그런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더 오래 지배했다고 우리 민족을 말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 애쓰며 사는 조선족을 안쓰러운 마음에 돕는 것이 제대로 된 민족주의다. 조선족을 짱깨니 하면서 멸시하고 조롱하는 자들이 마치 대단한 민족주의자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 대는 꼴이 우습다. 이들 가운데 한복은 불편해서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80년대 '환단고기'란 책이 유행했다. 중국의 시조인 복희가 우리 민족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있었다. 중국 공산당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해도 우리 민족이 중화 민족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중국이 단군을 모시지는 않을 것 아닌가 말이다. 단군신화를 믿고 한복을 입고 김치를 즐기는 중국인이 많아지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로마나 미국은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잘 녹여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 될 수 있었다. 명백히 제 것이 아닌 문화를 자기 것으로 위조하는 중국은 결코 팍스 차이나를 이룰 수 없다. 다른 문화를 무조건 배척하고 우리 것만 지키려는 국수주의는 버려야 한다. 이른바 국뽕에 취한 이들아 잠에서 깨어나 정신 차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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