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참나무가 도토리를 맺는 까닭

글: 논어일기 2022. 9. 25.
반응형

이맘때 숲길에는 도토리가 지천이다. 갑자기 도토리나무를 참나무라 부르는 까닭을 알 듯하다. 토실한 알밤도 산에 사는 여러 생명을 길러내지만 도토리만큼은 아니다. 밤송이처럼 뾰족한 가시를 두르지도 않고 잣처럼 단단한 껍질도 없다. 솔방울처럼 부실하지도 않다. 길에 떨어진 도토리는 모자를 벗고 다람쥐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참나무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고 애쓰지 않는다. 작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도토리를 뿌려서 모두가 배불리 먹고 남은 녀석들로 번식을 하기로 작정했다. 몸통을 파내는 딱따구리에겐 집을 내어준다. 사람에게는 장작이나 숯으로 뜨거운 열을 주기도 한다. 아낌없이 주는 참 착한 나무다. 그래서 참나무다.  

길에서 만나는 꽃과 인사하며 가을 숲을 걷고 나니 가슴속 깊은 곳까지 깨끗해진 느낌이다. 숲에 있는 나무와 꽃과 그리고 버섯까지 모두 이름을 알고 싶은데 공부는 끝이 없다. 오히려 이름을 잊어 버리는 것들이 더 많다.

까실쑥부쟁이
미국 쑥부쟁이
뚝갈
포천 구절초
누리장나무
천남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