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제 진을 안다. 군에 입대해서 신병교육대 조교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호기심으로 5사단을 검색하다가 찾은 사진이다. 5사단은 열쇠부대인데 우리나라에 많은 사단이 있지만 순우리말로 된 이름을 가진 사단은 8개라고 한다. 정확하게는 8개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사진에 있는 이기자부대는 내가 제대한 부대인데 지난해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전우였던 후배에게 안부 전화를 받았는데 오늘은 우연히 이런 사진을 보고 옛날을 떠올린다. 이기자 신병교육대 274기. 부대 마크가 빨간색이던 시절이다. 1991년 1월 8일 군번이다. 적어 놓고 보니 우와 30년도 넘었다. 1993년 6월까지 77 연대 6중대 3소대에서 근무했다. 사진 보고 알아보는 사람은 댓글 달아라. 제대한 부대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니 마치 모교가 사라진 느낌이다. 살짝 서운함.^^
아무튼 입대해서 방탄소년단이 조교로 있는 소대에서 훈련을 받으면 군 생활이 훨씬 좋은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진과 같이 신병교육을 받은 훈련병은 운이 좋은 것일 거야. 방탄소년단은 아주 심하게 굴리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91년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은 2 대대 지대장은 김창기란 분인데 무려 김광석 형과 같이 활동했던 동물원 멤버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무렵 연예인 친구들이 위문공연을 왔는데 가수 노영심이 있었다. 재수 없게도 탄약고 근무 서느라 못 봐서 억울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방탄소년단이 5사단 위문공연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요즘도 사서함이 있을까 궁금하다. 사서함이 공개되었다면 손으로 위문편지 쓰는 아미도 제법 많지 않을까! 군대에서 읽는 손 편지는 큰 위로가 된다. 화생방 훈련받는 사진이 공개되었던데 이제 훈련소 조교가 되었다니 각 잡고 있으면 자세는 제법 잘 나올 듯하다. 모쪼록 제대하는 날까지 몸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이기자!
아침에 일어나 다시 글을 읽다가 생각난 썰렁한 농담도 덧붙인다. 무려 30년도 더 된 옛날이야기다. 군대 다녀온 이들은 모두 '암구호'를 알 것이다. 날마다 바뀌는 암호문이다.
그날의 암구호는 "자물쇠"와 "열쇠"였다. 충청도 출신 신병이 야간 근무를 나갔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외침.
"손 들엇! 움직이면 쏜다. 자물쇠!"
"쇳대!"
"자물쇠!"
"쇳대?"
"자물쇠!"
"쇠~엣~~~대?"
탕! 탕! 탕!
총 맞고 쓰러지며 하는 말.
"에~~이~~~쇳대 맞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