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리를 새로 옮겼다. 건너편에 자타공인 임영웅의 열성팬이 있다. 내년 2월에 정년 퇴임이신 분이다. 지난해까지 전혀 관심이 없던 임영웅의 소식을 날마다 듣다 보니 관심이 생겼다. '도대체 왜 임영웅일까?'라는 물음이 생기자 임영웅 현상을 전하는 기사와 영상들이 눈에 띈다. 몇 달 전에 시사인에 실린 기사를 보고 잡지를 가져다 드리자 꽤나 좋아하셨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175
노래를 몇 곡 들어 보았다. 임영웅 노랜 줄 알았던 '사랑은 늘 도망가'도 이문세 노래였다. 광석이 형이 다시 불렀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도 부르는 걸 들었다. 트로트 가수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발라드 가수나 포크 가수로 분류해야 할 듯하다.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
갑자기 임영웅이 조용필을 닮았다고 여겨진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으로 등장한 조용필은 트로트로 분류하기 어려운 노래를 더 많이 불렀다. 나훈아와 남진을 좋아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조용필에 열광하던 여고생들이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된 지금 또 다시 임영웅에 열광하고 있는 느낌이다. 80년대 누나들은 조용필에 열광했으나 형들은 처음에 시큰둥했다. 그러나 결국 조용필은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가수가 되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람이 전하는 말, 여행을 떠나요와 같은 노래는 아직도 형님들이 좋아하는 노래다. 용필이 형이 새로 음반을 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조용필 세대는 아니지만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가끔 운전할 때 듣는 헬로우 음반을 업그레이드할 때가 되었나 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너무 서둘러 떠나 버린 광석이 형이 정말 아쉽다.
임영웅, 아무튼 흥미로운 가수다. 잘 알아 듣지도 못하는 케이팝보다는 훨씬 듣기 좋다. 시시껄렁한 모습을 보여야 눈에 띄는 예능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노래에만 집중하는 모습도 조용필을 닮았다. 임영웅과 팬들의 '건행'을 빈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1305102143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