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하면서 해변열차는 타봐야 한다길래 예매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비에 송정역주차장을 찍고 달려서 도착해 보니 여기가 아니다. 다행히 가야 할 주차장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해변열차 타는 송정역주차장은 '해운대블루라인파크 송정정거장'으로 검색해야 한다.
해변열차는 폐선된 옛날 동해선 철길을 오가는 관광열차다. 송정정거장-구덕포-다릿돌전망대-청사포정거장-해월전망대-달맞이터널-미포정거장. 모두 일곱 개 역을 지난다. 정거장이라고 부르는 세 역에서 표를 끊을 수 있다.
정시에 온 사람은 먼저 태우고 재탑승하는 사람은 나중에 탄다. 헤매다가 늦어서 재탑승하는 줄에 서서 겨우 승차했으니 입석으로 시작했다. 생각보다 승객이 아주 많다. 모든 회차가 다 매진인 듯하다. 송정정거장 바로 앞에는 송정해수욕장이 있다.
다릿돌전망대를 지난다.
청사포정거장을 지날 때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리가 탄 기차를 열심히 찍는다. 밖에서 보면 슬램덩크에 나오는 풍경과 닮았다고 해서 내릴까 생각했는데 타고 내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참았다.
제한이 없는 '모든역 탑승권'을 샀는데 내리고 타는 일이 생각보다 번거롭다. 특히 정거장역에선 재탑승하는 사람도 아주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모든 역을 다 내리고 타고 싶지만 해월전망대, 미포정거장, 구덕포. 이렇게 세 역만 내렸다. 다릿돌전망대와 해월전망대 둘 중에 하나를 골랐는데 해월전망대가 역에서 더 멀다. 햇살이 워낙 뜨거운 날이라 조금 후회했다. 일부 구간은 철길 위로 캡슐이 다니는 길을 새로 놓았다.
미포정거장은 종착역이라 모두 내려야 한다. 너무 더워서 바로 다시 돌아오려고 했는데 불가능하다. 다시 줄 서서 30분 넘게 기다렸다.
구덕포는 전망 좋은 카페가 많아 보여서 내렸다. 많지는 않지만 모두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아무 곳이나 다 뷰 맛집일 듯하다. '우호적 무관심' 상호가 맘에 들어서 골랐다. 강아지가 먹는 메뉴도 있어서 놀랐다.
시간 여유도 있고 걷기도 좋아한다면 모든역 탑승권으로 모든 역을 찬찬히 즐기면 좋겠다. 시간이 없다면 2회 탑승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거리가 짧아서 그냥 1회 탑승권은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