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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잡담

봄과 가을 풍경 비교

글: 논어일기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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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천에서 자주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면 계절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봄에는 봄을 타고 가을엔 가을을 탄다. 며칠 전에 찍은 나무는 봄에도 찍었다. 때마침 봄에 올린 글이 눈에 띄어서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본다. 봄은 4월에 가을은 11월 사진이니까 대충 일곱 달만에 이렇게 달라진다. 다음 달이면 잎을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겨울 풍경이 될 것이다.

어릴 때는 가을이 좋았다. 추석이 있어서일까? 가을 하면 따뜻하고 배부른 느낌이었고 봄은 춥고 배고픈 느낌이었다. 어렴풋이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이기 때문이랄까!

학년이 바뀐 3월 낯선 교실에서 친구를 다시 사귀는 일이 힘들었다. 등굣길 신발을 벗겨버리는 질퍽한 흙길도 떠오른다. 나이가 를 먹고 보니 봄이 좋다. 이젠 낯선 친구를 새로 사귈 일도 없다. 질퍽이는 흙길을 걸을 일도 없다. 아니 요즘은 맨발로 흙길을 걷기도 한다. 봄이면 나무에 물이 오르고 세상은 온통 싱그러움으로 가득 찬다.

더 크게 달라진 곳이 있다. 벚꽃길 군데군데 나무가 사라졌다.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하려는 모양인데 가로수를 모두 베어낸 구간이 눈에 띈다.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차를 타고 지나치면 몰랐을 것을 자전거를 타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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