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으로 기억하는 어느 날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 전경환이 찾아왔다. 엄청나게 청소를 했던 기억이 난다. 조회대에 올라 일장 연설을 했던 것도 같다. 멀리서 본 그는 전두환이랑 아주 많이 닮았었다. 찾아보니 전경환도 공금을 빼돌려서 벌을 받았다. 본가 처가 할 것 없이 돈에 환장한 집안이다. 아무튼 그땐 나도 몰랐다. 전두환이 천벌을 받아도 모자란 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학살자의 동생이지만 떵떵거리며 살았을 것이다. 그가 죽었다. 어쨌든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을 위안을 삼는다. 친구들과 그의 죽음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가 말했다.
"친구들아 전두환이 죽으면 내가 술 한잔 살게!"
농담이 아니다. 동생도 죽었는데 구차하고 더러운 인생 참 오래도 산다. 백성을 학살하고도 반성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독재자를 두고 본받을 점이 있다고 말하는 대선주자가 있다. 호남에도 전두환을 칭송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두환을 학살자로 부르는 영남사람이 많다는 것은 무시하는 셈이다. 비난이 빗발치자 마지못해 유감을 표하더니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 이건 뭐 답이 없다. 이준석 대표가 왜 그렇게 공개적으로 짜증을 내는지 이유를 알겠다.
빨간 사과가 아니라 노란 사과다. 인도 사과라고 하니 노동은 인도나 아프리카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버젓이 말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그나저나 인스타그램은 맞춤법을 무시해야 하는 모양이다. '오'와 '요'도 구별 못하는 초등학생처럼 장난스레 적어야 젊은이들과 잘 소통하는 것은 아닐 텐데. 생각은 낡고 늙은 자가 젊은 척하는 것으로 느껴져 좀 안쓰럽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계정이 닫혔다. 참 잘한 일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