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나 바꾼다고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들 하지만 깜이 아닌 자가 대통령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잘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에 선택의 갈림길이 시작되고 있다. 거대 양당 대선주자는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로 정해졌다. 말로는 엄청나게 다른 것처럼 부풀려 이야기하지만 따지고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의 정책과 노선은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인가 대한민국 대선은 인물만 보고 뽑는 인기투표처럼 치러진다. 언론도 정책과 비전을 비교 검토하는 기사보다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연예 기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더 많이 쏟아 내고 있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모두 사법고시를 통과하였지만 살아온 궤적도 판이하게 다르다. 가난해서 학교도 못 다니던 소년 노동자에서 인권변호사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이재명과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둔 윤석열은 세상을 보는 눈도 분명하게 다를 것이다.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도 비교된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문 세력에 단단히 찍혀서 아직까지도 당내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 정권 검찰총장이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를 대며 사퇴한 다음 별 다른 노력도 없었는데 거대 야당에서 의원들이 앞다투어 모여들더니 마침내 젊은 민심을 얻어 기세가 높았던 홍준표를 누르고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서 이재명과 홍준표처럼 자수성가한 사람을 향한 질투를 느낀다. 옛날엔 자수성가한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요즘은 독한 사람이란 평이 많이 보인다. 요즘 드라마를 보라. 재벌처럼 돈이 많은 사람이 성격까지 좋다. 없는 사람들은 서러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기 일쑤다. 운 좋은 가난한 여자를 구원하는 도련님 이야기가 넘쳐난 탓일까? 흙수저에서 성공한 사람은 근본이 없는 사람으로 몰아세우려는 사람이 있다. 비슷한 말을 해도 이재명과 홍준표가 하면 막말이 되고 어떤 사람이 하면 솔직한 표현이 된다. '오피스 누나'를 둘러싼 논란에서 술집에서 이상한 짓을 하는 자들이 이재명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꾸짖는 모습을 본다.
자수성가한 이는 가난한 삶을 이겨내고 성공을 거두는 과정에서 입이 거칠어졌을 수도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면서 감수성을 키운 사람과는 분명하게 다를 것이다. 반상의 구별이 사라진 시대에 아직도 양반은 이래야 한다를 외치는 자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