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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잡담

피하고 싶은 만남

글: 논어일기 2022.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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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어제 길을 걷다가 마스크를 건네는 아이를 만났다. 앞에 가던 아주머니와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교회 이름이 들린다. 환하게 웃으며 마스크를 건네는 아이들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쌀쌀한 날씨에 가던 걸음을 멈추기 싫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전도당하는 대상이 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보니 저 멀리에 같은 가방을 메고 선 노인 셋이 보인다. 다르게 생각하면 고맙게 받으면 될 일인데 이상하게 이런 만남은 피하고 싶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이들을 지나칠 때는 그들이 일당을 받을까 궁금했다. 오늘 만난 초등학생 아이 둘과 노인 셋은 무슨 마음으로 전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Pixabay로부터 얻은 reenablack님의 이미지.

장면 2

약속 장소는 당구장이다. 당구장은 한산했다. 잠시 후 당구장에 들어선 이가 모든 사람에게 차례로 인사를 건넨다. 별생각 없이 공을 치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인사를 하려고 한다. 옆에 선 이가 올해 선거에 원주시장으로 나갈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할 수 없이 명함을 받았다. 리듬이 깨져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원주시장 자리를 노리는 후보가 십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문자도 많이 받는다. 시민들 위에 군림하고 싶은 마음을 감춘 채 교차로에 서서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혀가며 인사하는 정치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어색한 만남은 피하고 싶다. 특히 '국민의힘'을 달고 있는 후보자라면 더욱 그렇다. 

Pixabay로부터 얻은 milyoung kim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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