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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술이편 15장, 16장

글: 논어일기 2022.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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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자왈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의 불의이귀차귀 어아여부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 먹고 물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더라도 내 즐거움은 이 속에 있노라. 의롭지 못하게 부를 얻고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은 내게는 뜬구름일 뿐."

食: 밥 사, 먹을 식  疏食 소식으로 읽으면 채식, 소사로 읽으면 거친 밥

뜬구름은 작은 바람에도 쉽게 날려 흩어지고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부질없고 덧없는 것이다. 부귀와 공명을 얻으려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이 차고 넘친다. 보통 사람도 아닌 위정자가 부귀와 공명에 눈이 멀면 안 된다. 선거에서 공자와 같은 생각 삶을 산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子曰: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

자왈 가아수년 오십이학역 가이무대과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내게 몇 년의 수명만 더 준다면, 드디어 나는 <주역>을 배울 것이다. 그리하면 내게 큰 허물은 없으리."

주자는 스승인 유빙군에게 배운 대로 오십(五十)을 졸(卒)로 보아 드디어, 기필코로 해석했다고 한다.

나에게 몇 년을 더 빌려준다면 지금 공부하는 대로 계속 더해나가면서 나는 역(易)에 있어서는 온전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자
공자세가

육경은 시경, 서경, 예기, 춘추, 의기, 역경을 이른다. 이때 역경이 바로 <주역>이다. 사서삼경에서 사서는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고 삼경은 시경, 서경, 역경이다. 그러니 <주역>은 동양 철학에서 아주 중요한 책이다. <주역>하면 점 보는 무당들이나 보는 책으로 여기기 쉽지만 알고 보면 말년에 이른 공자처럼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역이 오늘날 남아 있는 <주역>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쥐뿔도 모르는 자들이 <주역>을 통달했다고 떠들어 대지만 실제로 빈 깡통에 불과한 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자기가 아주 '영'적인 사람이라고 떠드는 누군가가 생각난다.

<주역>을 한 줄도 읽지 않고서 미신으로 여기며 폄하하는 사람 가운데 일부는 <주역>보다 경우의 수가 적은 엠비티아이(MBTI)를 맹신한다. <주역>에 나오는 괘는 $2^6=64$개고 엠비티아이 유형은 $2^4=16$개다. 나는 사주팔자도 엠비티아이도 믿지 않는다. 점보는 무당들이 그냥 <주역>에서 껍데기만 가져다 사주팔자를 따진다고 생각한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도 <주역>에서 껍데기만 빌어왔다. 그들이 온갖 불의를 저질러 얻은 부귀야 말로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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