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열 가지, 땅에는 열두 가지 기운이 있다. 각각 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지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그것이다. '갑자', '을축', '병인'처럼 천간과 지지에서 한 글자씩 떼서 해를 구분하는 단위로 쓴다.
올해는 임인년이다. 10과 12의 최소공배수는 60이다. 주기가 60이라서 '육십갑자'로 부른다. 태어난 해와 같은 갑자가 돌아오는 61번째 해가 회갑이다. 땅의 기운에는 동물이 하나씩 매겨져 있는데 이것이 '띠'가 된다. 올해는 '인'이니 올해 태어난 아이는 호랑이 띠가 된다. 띠를 따지는 것은 아무래도 태음력이 더 어울려 보인다. 그래서 나처럼 옛날에 태어난 사람은 설을 기준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생일도 음력으로 지낸다. 친구들 가운데 양력 생일을 아예 모르는 친구도 있다. 만세력을 찾아보면 알 수 있으나 자꾸 잊어버린다.
처음엔 육십갑자를 날짜를 셀 때만 썼다. 언제부터 해를 구별하는데 썼을까? 중국은 한무제가 기원전 104년 태초 연호와 태초력을 반포하고 기원전 105년을 기원(갑인년)으로 삼았다고 한다.(나무위키 참고) 우리는 세종 25년(1444년)에 우리나라에 맞춘 달력인 칠정산을 만들고 이때를 갑자년으로 삼아 계산한다. 따라서 태어난 해의 갑자를 알고 싶다면 태어난 해를 10으로 나눈 나머지 즉 일의 자리 숫자를 보면 된다. 나머지가 4이면 '갑', 5이면 '을', $\cdots$, 3이면 '계'가 된다. 두 번째 글자는 띠와 일대일 대응이므로 따로 계산하지 않아도 되지만 1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 결정된다.
천간 | 갑(甲) | 을(乙) | 병(丙) | 정(丁) | 무(戊) | 기(己) | 경(庚) | 신(申) | 임(壬) | 계(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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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자리 | 4 | 5 | 6 | 7 | 8 | 9 | 0 | 1 | 2 | 3 |
십이지 | 자(子) | 축(丑) | 인(寅) | 묘(卯) | 진(辰) | 사(巳) | 오(午) | 미(未) | 신(申) | 유(酉) | 술(戌) | 해(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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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 쥐 | 소 | 범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
12로 나눈 나머지 |
4 | 5 | 6 | 7 | 8 | 9 | 10 | 11 | 0 | 1 | 2 | 3 |
유교문화권에선 음력설을 쇠는 나라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음력이 전통에 맞다는 것도 오해다. 조선시대 달력인 칠정산은 태양력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농사를 지을 때 태양을 기준으로 삼아야 더 정확하니까 당연한 일이다. 빠른 년생을 따지던 옛일을 생각하면 양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정하도록 바꾼 것은 잘한 일이다. 픽사베이에서 호랑이 사진을 내려받았다.
왜 하필이면 60을 기준으로 삼았을까? 이것은 수학, 정확하게는 작도법과 관련이 깊다. 이것을 정리해 둔 글은 다른 블로그에 올렸다.
https://suhak.tistory.com/1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