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와 잡담

화물연대에 감정이입

글: 논어일기 2022. 12. 12.
반응형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란 말이 떠올랐다. 마치 엄청난 힘을 가지고 막무가내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몰아세우고 벌금으로 협박하는 작전에 화물연대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반 달에 이르는 수입을 포기하고 파업을 이어갔으나 정부는 콧방귀만 뀌고 있으니 조합원들이 더는 버티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엔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에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노동자보다 자본가나 정부에 감정이입을 하는 이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화물연대 노동자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액이 4조가 넘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파업 기간이 16일이었으니 하루에 2500억이 넘는다는 소리다. 만약에 파업이 없다면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하루 2500억 이상을 기여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화물연대 노동자는 이 가운데 과연 얼마를 가져가야 공정한 것일까? 화물연대 파업이 북핵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뭐야 북핵이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여태까지 호들갑을 떨었던 거야!

먼저 복귀하면 대화를 하겠다더니 대화는커녕 더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전장에서도 항복한 이들에겐 아량을 베풀기도 하는 법이다. 결국 화물연대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단식은 목숨을 건 투쟁이다. 언제부턴가 단식 투쟁도 조롱하는 이들이 늘었다. 단언컨대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장관은 조롱까지는 아니지만 단식 투쟁에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들 것이다. 그게 지지율을 올리는 길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노동자들은 늘 패배만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승리할 것을 믿는다. 박근혜를 끌어내린 것도 결국 노동자들이었다.

아주 옛날에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요즘도 단결투쟁가를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너희는 조금씩 갉아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
아아~ 우리의 길은
힘찬 단결투쟁뿐이다

https://youtu.be/KUR-tRf0To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