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주에 입대했는데 딱 일주일이 지났다. 말로만 듣던 더캠프란 카페에 가입했다. 전역일 D-541이란 글이 눈에 띈다. 참 많이 좋아졌다. 아직까지 편지 쓰기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며칠 더 있어야 등록이 될 듯하다. 알고 보니 나라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누가 운영하면 어떠냐. 아들이 먹는 식단까지 알려주니 고맙다.
훈련소인데도 주말에는 30분 쯤 통화도 가능하다. 비록 10분쯤 통화하다가 이야기가 끊어지지만 목소릴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그렇다. 군에 가는 아들들은 모두 애국자다. 굳이 쓸데없는 똥군기를 잡으며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일과가 끝나면 동기들과 웃으며 전우애를 쌓을 수 있어야 한다. 친구와 '동반 입대'하기 위해 최전방을 지원했는데 훈련소에서 다른 소대에 배치되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굳이 동반입대할 까닭이 없다.
내가 경험한 신병교육대는 일과 후에도 점호 준비하다가 걸핏하면 대가리를 박았다. 철모에도 박고 군번줄에도 박고, 치약 뚜껑에도 박았다는 이젠 아무도 믿지 않는 일을 당했다. 별명이 '상관물대 다리'인 조교도 있었다. 그래도 국방수 시계는 돌아서 훈병이 병장이 되고 마침내 30개월의 병역을 마치던 날이 떠오른다.
지금도 점호 준비는 있는 모양이다. 힘든 일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당한 명령일 때만 참고 견디는 것이다. 채수근 해병 특검을 거부할 모양이다. 군대도 안 간 것들이 이만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 하냐고 떠들어 댄다. 물에 들어가라고 명령한 사단장이 책임지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책임지냔 말이다. 특검을 거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책임은 사단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다. 고작 별 두 개짜리 사단장 봐주려고 정권의 명운을 거는 꼴이다. 거부권이라니 자식을 군에 보낸 아비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이다. 공정과 상식은 땅에 떨어지고 나라가 기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