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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와 잡담

벽지 페인팅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글: 논어일기 202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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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집에 20여 년을 살았더니 슬슬 손봐야 할 곳이 많이 눈에 띈다. 새집으로 이사를 가자니 돈이 없다.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 2배도 넘게 오른 느낌이다. 평당 천만 원이 훌쩍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첫째는 군에 가고 둘째도 대학에 다니느라 집에 없다. 이제 아이들이 벽에 낙서할 일도 없으니 벽지 페인팅을 하였다. 쉽게 생각하고 나섰는데 엄청 힘들게 마무리했다. 거실만 계획했는데 생각보다 페인트를 많이 사서 둘째 방까지 칠했다. 힘은 들었지만 뿌듯하다.

13,900원
16,200원*4통=64,800원

1급이 당연히 좋겠지만 가성비를 생각해서 2급으로 4리터짜리 4통을 샀다. 한통에 16200원인데 1급인 페인트는 5만 원이 훌쩍 넘고 외국산은 6만 원도 넘는다. 대충 계산해 본다.

1 칠 공구 세트 13,900원
2 페인트 4L 16,200원*4통=64,800원
3 커버링 비닐과 마스킹테이프 20,700원
4 작은 붓 8,700원
5 젯소 4L 36,340원
6 수성 바니쉬 8,480원
7 기타(큰 커버링 비닐, 실리콘) 35,000원
  합계 187,920원

색상은 '리넨'인데 처음 듣는 이름이다. 흰색에 가까운 아이보리 느낌인데 칠하고 나니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더 밝은 느낌이다. 2급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냄새가 없다. 칠을 마치고 하루쯤 환기를 하니 일부러 냄새를 맡으려 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다.

페인팅은 칠보다 전후에 해야 하는 밑작업과 마무리가 더 힘들다. 집을 모두 빼지 못하므로 커버링 테이프로 꼼꼼하게 덮어야 한다. 어설프게 한 곳은 칠하는 도중에 찢어지거나 벌어져서 페인트가 바닥이나 짐에 묻는 일이 벌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페인트가 굳기 전에 물걸레로 닦아주어야 끝나고 일이 편하다. 스위치와 등도 모두 떼고 작업하면 좋다. 그런데 등을 떼고 일을 하자면 너무 어두워서 대충 칠하고 다시 달아주고 칠했다. 

거실과 작은 아이 방의 벽과 천장까지 2번 칠할 수 있었다. 젯소는 걸레받이와 몰딩에만 칠했다. 벽지 위에 그냥 칠해도 쉽게 칠해져서 좋았다. 주방과 거실에 있는 새시에도 페인트를 칠했는데 이건 괜히 했다. 깔끔한 마무리가 쉽지 않다. 손이 많이 닿는 손잡이나 스위치 옆에는 바니쉬를 발랐는데 자세히 보면 바니쉬를 바른 곳만 번들거려서 별로다.

깔끔해진 벽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지만 아이가 남긴 작은 추억이 지워져서 아주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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