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법과 원칙을 들먹이고 있다. 이른바 '법치주의'를 강조한다. 법치주의의 월드 클래스는 아무래도 한비자를 꼽을 수 있다. 한비자를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른다.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한비자가 말하는 '법치'가 법을 기계처럼 해석하고 어긴 사람을 강력한 처벌로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알겠다.
한비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의 클래스를 세 단계로 나누었다. 삼류는 오롯이 자기의 능력으로 다스리고, 이류는 다른 사람의 힘으로 다스리고, 일류는 다른 사람의 지혜로 다스린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클래스는 몇 단계일까 생각해 본다. 일단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 가운데 지혜로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장관을 비롯한 국힘 지도부까지 망라해도 지혜로운 이는 없으니 일류로 보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한 사람의 지혜와 힘을 쓰기보다는 나라 전체의 지혜화 힘을 발휘해야 한다. 한 사람의 생각만으로 일을 처리하면 때로는 성공하더라도 몹시 지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류는 될까? 이 또한 어렵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 가운데 나라를 위해 힘을 쓰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자기 자리 지키는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물러나도 벌써 물러났어야 할 이상민 장관이 법치를 들먹이며 화물연대를 협박하고 있다. 대통령은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롯이 자기 능력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가도 의심스럽다. 과연 나라를 다스릴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기는 한지도 궁금하다.
정치는 자본가와 노동자 모두를 위할 때 의미가 있다. 어느 한쪽 편만 드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파업은 손해를 끼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어떤 손해도 없는데 협상에 나설 자본가는 없다. 파업으로 입은 피해를 손해배상으로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면 어찌 될까? 마찬가지로 협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화물연대 파업에 맞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유가 보조금으로 협박하는 정부에 제대로 된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