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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만조 때라 보지 못했던 채석강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으로 3일 차를 시작한다. 어제는 바닷물로 가득 찼던 백사장과 기암절벽으로 만들어진 절경이 드러났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추억이 많은 선운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둘러보았다.
선운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신라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고승 검단(檢旦, 黔丹)선사가 창건했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첫 번째 설은 신라의 진흥왕(재위기간 540∼576)이 만년에 왕위를 내주고 도솔산의 어느 굴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이때 미륵 삼존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꿈을 꾸고 크게 감응하여 중애사(重愛寺)를 창건함으로써 이 절의 시초를 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곳은 신라와 세력다툼이 치열했던 백제의 영토였기 때문에 신라의 왕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시대적ㆍ지리적 상황으로 볼 때 검단선사의 창건설이 정설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창까지 왔으니 당연히 점심은 풍천장어다. 주차장에 가까운 곳에서 제법 오래되어 보이는 집을 찾아서 먹었는데 푸짐하고 맛있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맛도 좋다. 역시 전라도는 맛의 고장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먼데다 막히기까지 많이 힘들었다.
21년 전 나를 선운사로 이끌었던 최영미 시인의 시를 덧붙인다.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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