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惟我與爾有是夫!"
자위안연왈 용지즉행 사지즉장 유아여이유시부
공자께서 안연을 앞에 두고 말씀하셨다. "세상이 기용하면 정확히 행동하고 세상이 버리면 조용히 숨어 지낼 수 있는 미덕을 지닌 자, 오직 너와 나밖에는 없지."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자로왈 자행삼군 즉수여
옆에 있던 자로가 질투가 나서 여쭈었다. "선생님께서 세 군단의 대군을 이끌고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면 누굴 데리고 가시겠습니까?"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자왈 폭호빙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필야임사이구 호모이성자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으려 하고 큰 강을 맨몸으로 건너려 하면서 죽어도 후회 없다고 외치는 그런 놈하고 난 같이 가지 않아. 일에 임하면 두려워할 줄 알고, 뭔 일이든 꼼꼼히 생각해서 꼭 성공시키는 사람, 넌 반드시 그런 사람과 같이 갈 거야."
안연이 등장하는 장을 읽을 때마다 느껴진다. 공자는 안연을 아끼고 인정한다. 당연히 안연이 스승에게 인정받을 만큼 뛰어난 까닭 이리라. 자로처럼 옆에서 지켜보는 제자들은 스승이 안연을 편애하는 것처럼 느껴을 것이다. 용맹함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자로를 보면 귀엽다. 그래서 인간적이다. 마치 요즘 드라마 한 장면처럼 보인다. 논어엔 허무맹랑한 기적을 전하는 이야기가 없어서 좋다.
세상이 기용하면 정확하게 행동한다는 말은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거나 오용하지 않고 세상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이 버리면 조용히 숨어 지내는 일은 쉽지 않다. 정치인이나 관료 가운데 높은 자리를 지내고 난 다음 행보를 보자. 그 쓰임새가 다해서 세상이 버린 다음에도 조용히 숨어 지내기는커녕 온갖 구차한 방법을 동원해서 자리를 탐하며 '나 아직 죽지 않았어!'를 외치는 이가 대부분이다.
마지막 구절은 '선제타격'을 외치는 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용맹함은 무식함이 아니다. 한낱 시정일베들이야 전쟁불사를 외쳐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절대로 그래선 안 된다. 검찰총장 자리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오용하다가 이젠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다니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