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면 해운대와 광안리가 떠오른다. 당연히 해운대나 광안리를 가서 즐기면 된다. 하지만 멀리서 해운대와 광안리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이기대 공원 산책로이다. 부산 여행의 마지막 날 영도에 있는 남항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이기대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부산항 대교를 건넜다. 부산에는 이름난 다리가 많다. 광안대교도 장관이지만 손수 운전할 때는 부산항 대교가 더 압권이다. 부산항 대교로 들어서며 신호대기하다가 찍은 사진이다. 다리가 너무 높아서 똬리를 틀면서 올라가야 한다. 요즘 젊은이는 물동이를 머리에 일 때 올리는 똬리를 모를 수 있다. 나선형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면서 높이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현기증 나서 운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기대 해변 산책로는 옛날에는 군부대가 통제해서 다니지 못하던 곳이란다. 거리는 4Km 남짓이지만 만만하지 않아서 가벼운 등산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산책은 맛만 보기 위해 동생말 전망대에 최대한 가까운 곳까지 차를 타고 들어갔다.
공영주차장에서 동생말 전망대까지도 거리가 제법 된다. 다행스럽게 물놀이 축제인가가 열리고 있어서 동생말 전망대 바로 위에 있는 망해버린 예식장인 듯한 곳의 주차장을 개방해 놓았다. 전망대에서 출렁다리까지만 걸었는데 땀으로 온몸이 다 젖었다. 다행히 습도가 낮고 바닷바람이 불어서 참을 수 있었다. 산책로는 오륙도 공원까지 이어진다. 선선한 바람이 불 때 해안 산책로를 완주하면 정말 좋겠다.
날이 아주 맑았지만 언제나 있는 해무인지 해운대 앞에 안개가 피어올라 사진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았다. 날이 맑은 날 밤에 망원렌즈와 삼각대까지 갖추면 멋진 작품 사진이 나올 만한 장소다. 흰 글씨는 파도를 나타내기 위함이겠지만 사진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차라리 검은 바위색이 더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