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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제이24

위정편 12장 子曰 君子不器 자왈 군자불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릇처럼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器)는 '주역' [계사]전에 처음 나오는 말로 形而上者 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 "보이지 않는 가치를 도라 하고 보이는 형체를 기라 한다." 군자는 아래와 같은 경지를 추구한다고 한다. 대덕불관(大德不官) 위대한 덕성은 하나의 관직에 구애됨이 없고 대도불기(大道不器) 위대한 도는 하나의 그릇에 구애됨이 없고 대신불약(大信不約) 위대한 신의는 하나의 약속에 구애됨이 없고 대시부제(大時不齊) 위대한 시간은 하나의 절기에 구애됨이 없다. 노자에 나오는 대기만성과도 통하는 구절이다. 대방무우(大方無隅) 큰 사각형은 각이 없다.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대음희성(大音希聲) 큰 .. 2020. 11. 30.
위정편 11장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것을 온양하여 새것을 만들어낼 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만하다." 온고지신은 가장 널리 알려진 구절이 아닐까 싶다. 미처 몰랐는데 이제 다시 되새겨 보니 온고보다는 지신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말이다. 남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교사로서 옛것을 전달하는데만 머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는다. 옛것을 중히 여기고 지키는 데에만 매몰되면 정작 옛것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게 되고 만다. 중세에 드리워졌던 어둠을 몰아내고 근대를 가져온 빛이 된 르네상스도 따지고 보면 고전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로 만들어졌다. 그만큼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새롭게 오늘에 맞게 재해석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 2020. 11. 30.
위정편 10장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瘦哉 人焉瘦哉 자왈 시기소이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 인언수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행하는 바를 보고, 그 말미암은 바를 따지며, 그 지향하는 바를 살핀다면, 사람들이 어찌 사진을 숨길 수 있으리오! 사람들이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으리오!" 다산 선생은 "시(視): 무심하게 바라보는 것 관(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 찰(察): 더더욱 자세히 보는 것"라고 보았다고 한다. 또 다른 해석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 처음 어떤 원인으로 그 일을 했으며(시기소이) 중도에 어떤 길을 거쳐 왔으며(관기소유) 결국에는 어떤 곳에 머물 것인가를 살피게 되면(찰기소안) 그 사람은 그 일의 상태를 숨길 방법이 없게 될 것이다(인언수재)." 2020. 11. 29.
위정편 9장 子曰 吾與回 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자왈 오여회 언종일 불위여우 퇴이성기사 역족이발 회야불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회와 더불어 온종일 이야기 하였으나, 내 말을 조금도 거스르지 않아 그가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물러가고 나서 그의 사적 생활을 살펴보니 역시 나를 꺠우치게 충분하다. 안회는 결코 어리석지 않다." 안회는 노나라 출신으로 공자보다 30살 어린 제자로 초기 제자인 '안로'의 아들이다.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가 안회다. 공자 말년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호학하는 제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오직 안회가 호학했다고 답했다. 그는 노여움이 남에게 옮기지 않았고 잘못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옹야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님도 아무리 스승의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생각.. 2020. 11. 28.
위정편 8장 子夏問孝 子曰 色難 有事 弟子服其勞 有酒食 先生饌 曾是以爲孝乎 자하문효 자왈 색난 유사 제자복기노 유주식 선생찬 증시이위효호 자하가 효를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른의 안색을 살필 줄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어른에게 귀찮은 일이 생기면 제자가 그 수고로움을 대신하고, 술과 밥이 생기면 어른께서 먼저 잡수시게 하는 것만으로 일찍이 효라 할 수 있겠는가?" 食: 밥 사, 먹을 식 효를 물었는데 선생과 제자 이야기를 하고 있으므로, 공자님이 말하는 효는 가정 안에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만 오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효와 경이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똑같이 효를 물었지만 다르게 대답한 까닭으로 정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맹의자에게 말씀하신 것은 많은 대중을 상대로 말씀하신 것.. 2020. 11. 27.
위정편 7장 子游問孝 子曰 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자유문효 자왈 금지효자 시위능양 지어견마 개능유양 불경 하이별호 자유가 효를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요즈음 효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잘 봉양하는 것만을 일컫는 것 같다. 허나 개나 말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또한 봉양해주기는 마찬가지인데, 공경함이 없다면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겠느냐?" 자유는 나중에 자하, 자장과 함께 공자 사후 학단을 이끌었던 주요 인물이다. 경(敬)은 진지함이요, 경건한 마음 이요, 공경스러운 태도이다. 공자님이 살던 시대도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쩌면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라서 물질 문명은 크게 달라졌지만 인간성은 비슷하다. 2500년 전에 하던 공자님 말씀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까닭이다. .. 2020. 11. 26.
위정편 6장 孟武伯 問孝 子曰 父母 唯其疾之憂 맹무백 문효 자왈 부모 유기질지우. 맹무백이 효를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걱정이다." 맹무백은 앞장에 나온 맹의자의 아들이다. 무백은 용감한 맏아들이란 말이고 이름은 중손 체이다. 이 구절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적은 것은 도올 선생님이 옮긴 말이다. 제 몸을 챙기는 것만 잘해도 효이니 어쩌면 효도하기 참 쉽다. 공자님은 효를 부모에 대한 절대복종이나 임금에 대한 충성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도 어머님은 아직도 내 걱정을 하신다. 그것도 아주 사소한 것까지 걱정하신다. 요즘은 볼 때마다 코로나 조심을 이르신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어디서 배우지 않아도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부모에 대한 효심은 그.. 2020. 11. 24.
위정편 5장 孟懿子問孝 子曰 無違 樊遲御 子告之曰 孟孫 問孝於我 我對曰 無違 樊遲曰 何謂也 子曰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 맹의자문효 자왈 무위 번지어 자고지왈 맹손 문효어아 아대왈 무위 번지왈 하위야 자왈 생사지이례 사장지이례 제지이례 맹의자가 효를 물었다. 공자께서 이에 말씀하셨다. "거슬림이 없는 것이외다." 번지가 수레를 몰고 있었는데 그에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손씨가 나에게 효를 물었는데, 나는 그냥 거슬림이 없는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번지가 말했다. "그것은 무엇을 두고 하신 말씀이신가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살아 계실 때 예로 섬기고, 돌아가시면 예로써 장사 지내고, 예로써 제사 지내는 것이다." 맹의자는 노나라 세도 가문인 삼환(맹손씨, 숙손씨, 계손씨) 가운데 맹손씨 가문의 후손이고,.. 2020. 11. 23.
위정편 4장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우뚝 섰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었고, 쉰 살에는 천명을 알았고, 예순 살에는 귀가 순해졌고, 일흔 살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 踰: 넘다 矩: 기역자, 곱자, 곡척 이거 어지간한 사람은 잘 알고 있는 구절이다. 이립, 불혹, 지천명, 이순 이런 것이 시험에 나오기도 했다. 15세에 시작해서 30세에 뭔가를 이룩했다고 하니 상당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학문에서 뭔가를 이루려면 15년쯤은 매진해야 한다. 중용 1장.. 2020. 11. 22.
위정편 3장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자왈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 도지이덕 제지이례 유치차격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정령으로써 이끌고 형벌로써 가지런히 하면, 백성들이 모면하기만 할 뿐이요 부끄러움이 없다. 그러나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써 가지런히 하면 사람들이 부끄러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떳떳해진다. 덕으로써 이끈다는 것. 이게 말이 쉽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매긴다는 법이 만들어졌다. 법이 있어도 어기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효과가 없으니 별 다른 반대가 없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꼭 벌금까지 매겨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생긴다. 사실 법이 없을 때에도 일부 몰지각한 몇몇이 문제였지 대부분을 지침을 잘 따르고 있었다. 2020. 11. 19.
위정편 2장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자왈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사무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덮어 말하자면 그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사서삼경에서 사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삼경은 《시경》, 《서경》, 《역경(주역)》을 말하고, 이에 《춘추경(춘추)》, 《예경(예기)》를 더하면 사서오경이 된다. 본래 육경인 시(詩), 서(書), 예(禮), 악(樂), 역(易), 춘추(春秋)가 있었는데 악경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전하는 시경은 311편인데 그중 6편은 제목만 있다고 한다. 시경에 나오는 노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마음에는 사특함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 사람을 끊임없이 생각하는(思) 것이므로 생각(思.. 2020. 11. 18.
위정편 1장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而衆星共之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거기소이중성공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정치를 하되 덕으로써 한다는 것은 비유하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도 나머지 별들이 그를 중심으로 고개 숙이고 도는 것과 같다. 爲政: 정치를 함 譬如: ~에 비유하다 北辰: 북극성 共: 두 손 맞잡다 이제 학이편을 지나 두 번째 위정편을 시작한다. 24장까지 있는데 주로 정치와 관련한 말씀을 모아 놓았다. 도올 선생님은 노자 도덕경 3장에 있는 "聖人之治....爲無爲則無不治 성인의 다스림은 ... 함이 없음을 실천하면 다스려지지 아니함이 없다."는 말과 뜻이 통한다고 적고 있다. 요즘 정치하는 사람 가운데 북극성까지는 아니더라도 근처에 있는 북두칠성쯤 되는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아야 할까? 무위는 ..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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