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980 은행나무 물들다 자연은 自然이다. 스스로 그러하다. 어김없이 때가 되면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하기에 자연이다. 올해도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고 있다. 나무는 봄바람에 물오르고 가을바람에 물든다. 정확하게 말하면 '물든다'가 아니라 '물 빠진다'로 해야 하나? 은행잎이 온통 노랑으로 반짝거리고 있으니 가을이 제법 깊었다. 나이가 들면 세월이 더 빠르게 흐른다더니 정말 그렇다. 올해는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그런가 아주 빠르게 지나는 느낌이다. 벌써 10월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2022. 10. 23. 깨알 지식_라바룸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다가 깨알 지식을 하나 얻었다. 전주에서 전동 성당을 둘러보다가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보지 못해서 제대로 찍히지 않았는데 그리스도 동상 앞에 문양이 보인다. 'X'와 'P'를 포개어 놓은 모양이지만 이 글자는 로마자 '엑스'와 '피'가 아니고 그리스 글자인 '카이$\chi$'와 '로$\rho$'이다. labarum으로 부른다. 그리스어로 그리스도를 'ΧΡΙΣΤΟΣ (Christos)'로 적는다. 로마가 아직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 들이지 않았던 때, 전투를 앞두고 있던 콘스탄티누스 1세가 꿈을 꾸었는데 '이 문양으로 승리하리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콘스탄티누스는 꿈에서 깨어나 이 문양을 방패에 새겨 넣고 밀비우스 전투에서 승리하고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훗날 기독교를.. 2022. 10. 22. 전주 한옥 마을 오늘은 현장 체험학습으로 전주 한옥 마을을 다녀왔다. 교육열차 이-트레인 상품을 이용한 여행이라서 신경 쓸 일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힘든 하루였다. 현장 체험학습은 옛날엔 수학여행으로 불렀다. 나 때는 중학생은 설악산 고등학생은 경주였다. 요즘은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언제부턴가 전주 한옥 마을이 뜨고 있다. 오늘은 에버랜드를 갔던 어제보다는 더 낫다고 여겨진다. 기차로는 원주에서 전주까지 네 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기차 여행은 버스보다 덜 답답하다. 간단한 게임도 하고 도시락도 먹으면서 크게 지루하진 않았다. 경기전 앞에서 전주 한옥 마을 나들이를 시작했다. 요즘 핫한 동네라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한복을 입은 사람 가운데 외국인도 제법 눈에 띈다. 전동 성당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2022. 10. 21. 에버랜드 유감 코로나로 가지 못하던 현장 체험학습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학생들 인솔해서 에버랜드를 다녀왔다.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특히 사람이 많았다. 인산인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10시도 되지 않아서 입장했음에도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이미 대기시간 100분을 훌쩍 넘고 있었다. 자유이용권을 가지고도 하나도 타지 않고 나온 아이들이 많다.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식당에서 기다리길 포기하고 학교에서 사서 나눠 준 식권을 쓰지도 않았다고 한다. 요즘은 거의 온라인으로 예매가 이루어진다. 에버랜드 경영진이 의지만 있다면 적정한 인원만 받는 시스템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제는 직접 가서 보지 않고도 앱으로 대기시간을 알 수 있는 모양이다. 에버랜드는 학생들 대부분이 좋.. 2022. 10. 20. 오사카 가보진 못했지만 갑자기 오사카를 검색해 본다. 오사카는 간사이 공항을 통해 들어가는 줄 처음 알았다. 기사에 실린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말을 옮겨 놓는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일본이 오늘부터 무비자 관광객 입국을 전면 허용한다. 일본 간사이 공항을 통해 오사카로 들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일본과 해상 훈련을 하면 욱일기를 단 일본군이 우리 땅에 진주한다', '구한말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는 주장에 과연 공감할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조금은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나가던 때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군이 우리나라를 점령하는 일을 상상하지 않을 것이다. 벌써 50이 훌쩍 넘은 나도 일제 강점기는 그저 역사책에서 글로만 배웠다. 그래서인가 엄청난 반일 감정은 없다... 2022. 10. 11. 자유를 싫어하는 윤석열차와 친구들 문체부가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에 상을 주고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날렸다. 대통령이 연설에서 그토록 열심히 부르짖는 '자유'에 이런 걸 그리고 즐길 자유는 없다. 무엇이든 전 정권과 반대로 하려고 하다 보니 언론 자유보다는 탄압을 표현의 자유보다는 침해를 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고등학생이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루었다고 문제 삼고 있다. 이제 고등학생도 투표권이 있다. 투표권이 없어도 중고등학생도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아니 가져야 한다. 그래야 아무 생각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서 투표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이들이 줄어든다. 게다가 이 만화는 풍자가 아니라 마치 사실을 묘사한 것처럼 느껴진다. 덩달아 '토마스와 친구들'이 떴다. 추억에 잠긴다. 우리 아들도 아주 어릴 적 토마스를.. 2022. 10. 4. 숲으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숲을 헤치고 들어오는 햇살이 보기 좋다. 멀리서 보면 숲은 늘 그대로 인 듯이 보이지만 숲으로 들어가 걷다 보면 갈 때마다 피는 꽃도 다르고 나뭇잎 빛깔도 늘 다르다. 쑥부쟁이 피고 지면 가을이 깊어간다. 오르막은 힘들고 내리막은 편하다. 갈 때는 오르막이던 길이 올 때는 내리막이 된다. 도토리도 여러 종류가 있다. 도토리를 맺는 참나무류를 구분하는 방법을 적은 안내판이 있다. 이름에 대한 유래도 찾아둔다. 상수리는 수라상에 올라서 붙인 이름이란다. 신갈나무 잎은 짚신 안에 깔았고, 떡갈나무 잎은 떡을 싸는데 쓰였다고 한다. 가을 참나무라 갈참나무라고 한다. 넓지는 않지만 자작나무 숲도 있다. 잠시 쉬면서 올려다 보니 층층나무 잎이 가을로 물들고 있다. 2022. 10. 1. 흘러간 물로 수레를 돌릴 수는 없다 아직도 장관을 다 채우지 못한 채로 국정을 이끌고 있는데 어찌어찌 나라는 굴러가고 있다. 이제까지 빈자리였던 교육부 장관으로 이주호 전 장관을 지명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김문수 전의원을 임명했다고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 곁에는 참 사람이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같은 생각을 한다. 국민의힘은 그래도 역사가 깊은 당인데 이렇게도 인물이 없는 것이 희한하다. 어쩌면 국민의힘이 집권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윤석열과 윤핵관이 집권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나마 이주호 전 장관은 1961년 생이니 나이라도 젊다고 할 수 있다. 김문수 전 의원은 무려 1951년 생이다. 그래도 1949년 생인 한덕수 국무총리보다 무려 두 살이나 어린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하나? 나도 적은 나.. 2022. 9. 29. 의자 가죽 씌우기 흐르는 세월 앞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지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장만했던 식탁 의자가 찢어졌다. 갓 돌이었던 둘째가 고등학생 2학년이 되었으니 바꿀 때가 넘었는지도 모르겠다. 새집으로 이사할 때 바꾸려고 미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보기가 좋지 않아서 리폼을 하기로 했다. 최대한 가까운 색인 인조가죽을 골랐다. 생각보다 아주 쉽다. 의자 아래쪽에서 나사를 풀면 받침이 떨어진다. 가죽을 대충 잘라서 잡아당겨 타카로 박으면 끝이다. 등받이는 멀쩡해 보여서 그냥 두었다. 네 개를 바꾸는데 배송비까지 23000원 들었다. 타카는 친구에게 빌렸는데 새것으로 산다고 해도 그렇게 비싸진 않다. 의자 하나 값도 안 되는 돈이다. 대충 몇 년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아파트 값이 내린다는 소리는 많은데 막상 찾아보.. 2022. 9. 28. 참나무가 도토리를 맺는 까닭 이맘때 숲길에는 도토리가 지천이다. 갑자기 도토리나무를 참나무라 부르는 까닭을 알 듯하다. 토실한 알밤도 산에 사는 여러 생명을 길러내지만 도토리만큼은 아니다. 밤송이처럼 뾰족한 가시를 두르지도 않고 잣처럼 단단한 껍질도 없다. 솔방울처럼 부실하지도 않다. 길에 떨어진 도토리는 모자를 벗고 다람쥐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참나무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고 애쓰지 않는다. 작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도토리를 뿌려서 모두가 배불리 먹고 남은 녀석들로 번식을 하기로 작정했다. 몸통을 파내는 딱따구리에겐 집을 내어준다. 사람에게는 장작이나 숯으로 뜨거운 열을 주기도 한다. 아낌없이 주는 참 착한 나무다. 그래서 참나무다. 길에서 만나는 꽃과 인사하며 가을 숲을 걷고 나니 가슴속 깊은 곳까지 깨끗해진 느낌이다. 숲.. 2022. 9. 25. 조나 단순한? 며칠 째 '이xx'가 커다란 이슈다. 항상 남들 시선을 의식하고 교사라서 평소 상스러운 말은 좀처럼 쓰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화가 많이 나면 '이xx'는 나도 모르게 내뱉을 때가 있다. 아주 편한 친구와는 가끔 욕을 감탄사로 쓰기도 한다. 광고를 찬찬히 보는 편이 아니라 몰랐다. 오늘 갑자기 '호텔스컴파인' 광고가 눈에 띄었다. 뭔가 불편하다. 이게 다 대통령 때문이다. 조나 단순한? 받침이 없어도 받침(ㄴ? ㅈ?)을 넣어서 생각하는 내가 잘못된 걸까? 뭐 이쯤이야 언어유희로 봐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적인 말장난과는 다르게 보인다. 온갖 매체를 통해서 거의 모든 우리나라 사람이 보는 광고이기에 조금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여행 경험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호텔스컴파인'으로 예.. 2022. 9. 25. 올해의 사자성어 휘바이든 아직 올해의 사자성어를 정하긴 이르다. 며칠 전 대통령이 국민을 쪽팔리게 만든 사건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떠오른 사자성어가 있다. 세월호와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으로 어지러웠던 2014년의 사자성어인 지록위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 —사마천 사기(史記) 진시황 본기 분명히 내게는 '바이든'이라 들리는데 '날리면'으로 듣는 사람들이 있다. 바이든으로 들린다고 했다가 나중에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워하는 이들이 보인다. 한편에 '봄바람 휘바이든'으로 조롱하는 이들도 있다. 덕분에 봄도 아닌 가을에 난데없이 을 듣는다. 핑계도 그럴듯해야 모른척하고 속아줄 수 있다. 비록 유래가 있는 사자성어는 아니지만 올해의 네 글자로.. 2022. 9. 24.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82 다음 반응형